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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모음9

육아휴직을 시작하며 육아휴직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 (3가지 그룹) A그룹: 정말? 잘했네. 언제들어가? B그룹: 대단하다. 난 용기가 없어서 ... C그룹: 큰 결심했구나. 본인의 선택이니까 잘 하고 오길 바란다. 근데..휴직을 하면...나중에 .. (중략) (정답) A : 여직원 (연령 불문) B : 남직원 중 30대까지 C : 남직원 중 팀장 이상 휴직원을 내고 휴직날이 오기 까지 많은 연락을 받았고 사람들로 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놀랍게도 사람들의 반응이 저렇게 세 종류로 나뉜다는 걸 느꼈다. 특히 팀장 부장님들은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휴직 후에 진급이 늦어지고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주셨다. 마치 이게 직장생활에서 깨닫게된 소중한 지혜라도 되는 듯이. 주신 말씀(난 이게 관심이라고 .. 2021. 7. 1.
내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사 (대구사범학교 학생항일운동) 일요일 오후, 우연히 가게 된 강북의 브런치 까페. 아내와 딸과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고 나오니, 공교롭게 까페 바로 앞이 4.19 묘지이었다. 서울 생활이 17년 째지만, 419묘역은 처음 와 보는 거였다. 배도 부르고 잠시 산책이라도 할 생각에 들어간 그 곳 입구에서 나는 한 포스터 한장을 발견했다. 바로 대구사범학교 독립운동 내용이 실린 포스터 내용과 그 아래 독립운동가 들 세분의 사진 2021년 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 권쾌복, 배학보, 유흥수 선생 blog.naver.com/mpvalove/222224128361 2021년 2월의 독립운동가 - 권쾌복, 배학보, 유흥수 선생 국가보훈처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권쾌복(1921~2009),배학보(1920~1992),유흥수(1921~2016).. 2021. 2. 21.
목욕탕 단상 부산에 갈 때 마다 부친과 목욕탕에 즐겨 가는 편이다. 주로 동네 목욕탕에 가는데 갈 때마다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수박 한덩이를 붙여 놓은 듯한 큰 배를 가진 아저씨들. 쉽게 일반화 할 순 없지만 주로 나이가 드신, 딱 내 아버지 연배의 60대 들이다. 신체가 전체적으로 큰 게 아니라 배만 유독 튀어나온, 소위 ‘복부 비만’아저씨들이다. 내 아버지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 직장생활이 남긴 훈장처럼 60 넘는 나이에도 큰 배를 가지고 있다. 이런 수박형 복부 비만 아저씨들에게 일일이 다 물어보진 못하지만, 내 아버지의 삶으로 유추해 볼 때 그 큰 배의 연유는 아마 잦은 음주와 잘못된 식습관 탓일 게다. 하루는 목욕탕에 앉아 또 다른 복부 비만 아저씨를 보며 우리집 고양이 ‘달이’가 생각났다. 아내가 .. 2019. 8. 6.
행복 ver1. 그런 경험 해 본 적 있나요. 혼자 좋아서 웃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한 느낌이 드는. 왜 울컥했을까 생각해보면 그건 뭔가 행복한 마음이 벅차 올라 감동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지요. 다온이가 오늘 방긋방긋 웃는데 제가 그랬습니다. 행복이 뭔지 볼 수는 없지만 살면서 처음으로 확신이 듭니다. 이게 ​행복​이라고. ​​ 2019. 8. 5.
어둠을 이기는 빛, 반딫불 (대구사범학교 학생항일운동) 할아버지께서 4.1 만우절날 거짓말처럼 우리 곁을 떠나시고 겨우 한달 반이 지나서. 할아버지의 학생시절 이야기가 뮤지컬로, 그리고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다. 내가 해내지 못한 일을 누군가 대신 해준 것만 같아서. 그것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잘 해낸 거 같아서 보는 내내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다. 할아버지 유품. 1939.3.21 2018. 10. 1.
마장동 소고기 단상 금요일 퇴근후 오랜만에 마장동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각자 직장에서 찾아온 마장동 먹자골목에서 우린 몇 해전 함께 진하게 소주를 마셨던 추억의 그 집을 찾았다. 간판이름은 생각날 턱이 없고, 테이블의 모양과 식당내부 구조를 보고 우린 대번에 그 곳이 추억의 그 장소임을 알아냈다. 몇해 전과 똑같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우린 메뉴판에서 숫자가 가장 큰 한우 모듬 대 를 시키고 시원한 cass로 입을 헹궜다. 커다란 접시에 담겨나온 한우가 절반 가량 사라졌을때 "예전만큼 맛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막역한 친구들이라 내 느낌을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다 비슷한 생각이었나 보다. 맛있긴 한데 몇해전에 먹었을 때의 강렬한 인상은 없다는게다. 문득 궁금했다. 똑같은 식당인데 몇년 사이에 맛이 덜해진걸까... 2018. 9. 7.
군대생활과 직장생활의 공통점 지난 달 회사(남자)사람들과의 밤늦은 술자리.어쩌다 보니 군대이야기가 나왔다.각자 군종류별 특기별 벼래별 이야기가 다 나와서 난 그냥 입 다물고 듣고 있었다. 걔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본인을 육군 ‘일빵빵(100)’출신*이라 소개했던 모과장님의 전방 군생활 일화였다. * 난 공군출신이라 '일빵빵(100)'이 뭔지 처음 알았는데 육군보병을 뜻 한다고 한다. 소위 ‘땅깨’(비하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부름) 최전방 초소 근무가 매일 일과 였던 당시 과장님은어차피 근무를 설 때는 북쪽을 향해 경계를 설 일이 없었다고 했다. 전방 경계는 항상 남쪽을 향해! 같은 술자리에 있던 다른 과장님은 본인은 1호차(장군 전용차) 운전병 출신이라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바로 알아 차리 셨다. 어차피 군생활에서 당장 주적.. 2018. 5. 6.
내 인생에서 농구 ​ 내 하루의 9할이 농구였던 시절이 있었다. 중고교 시절 거의 대부분을 그렇게 살았다. 오랜만에 농구장에 나와서 농구화 끈을 묶다가 옛날 생각이 났다. 중학교 때 내가 즐겨신던 나이키 농구화 주로 농구를 하던 학교 운동장 모래바닥 코트, 사직야구장 앞 아스팔트 코드. 약속하지 않아도 매일 운동장에서 만나던 친구들 얼굴. 신발 고무 밑창에 구멍이 날 때까지 농구를 했고, 새 신발을 사면 또 구멍이 뚫릴 때까지 농구를 했었던 시절. 이제 비싸게만 느껴졌던 농구공도 쉽게 새로 살 수 있고, 쿠션이 푹신한 에어조던 농구화도 있지만 정작 같이 공 던지고 재잘재잘 어울릴 친구들이 없다. . 2018. 4. 15.
성공한 인생 잘사는건 뭘까. 성공한 인생은 어떤 인생일까. 이런 고민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거다. 나 역시 20대 때 스스로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다. 내 나이 스물 넷. 군 복무 시절. 관물대 아래 누워서 이런 생각을 또 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정리한 생각은 이렇다. 1. 인생을 잘 살았는지 아닌지는 현재 기준에서 판단할 수 없다. 2. 인생 말미에 '스스로' 내리는 판단의 영역이다. 나 스스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상상해 봤다. 그러니 인생에서 잘한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단 후회가 남지 않게 사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는 오롯이 본인의 몫이므로. 그래서 나 스스로 '잘사는 삶'의 정의를 만들었다. 잘사는 삶 = 삶에서 후회의 양을 최소화 시키는 것. 그때부터 스스로 지난 24년간의 삶을 복기하며,.. 2018.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