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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모음/일상 속 단상

군대생활과 직장생활의 공통점

by 코장군 2018. 5. 6.



지난 달 회사(남자)사람들과의 밤늦은 술자리.

어쩌다 보니 군대이야기가 나왔다.

각자 군종류별 특기별 벼래별 이야기가 다 나와서 난 그냥 입 다물고 듣고 있었다. 


걔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본인을 육군 ‘일빵빵(100)’출신*

이라 소개했던 모과장님의 전방 군생활 일화였다.


* 난 공군출신이라 '일빵빵(100)'이 뭔지 처음 알았는데 육군보병을 뜻 한다고 한다.

  소위 ‘땅깨’(비하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부름)


최전방 초소 근무가 매일 일과 였던 당시 과장님은

어차피 근무를 설 때는 북쪽을 향해 경계를 설 일이 없었다고 했다. 전방 경계는 항상 남쪽을 향해! 


같은 술자리에 있던 다른 과장님은 본인은 1호차(장군 전용차) 운전병 출신이라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바로 알아 차리 셨다.


어차피 군생활에서 당장 주적보다 더 무서운게 등뒤의 지휘관 순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북한을 등지고 근무한다고... 그래서 북한병이 걸어내려와도 초소병이 못보고 ‘노크 귀순' 같은 일도 생겼던 거라고. 


어차피 제대한지 어느덧 십수년이 지났고 술김에 흘려버리는 얘기긴 하지만 그냥 웃어 넘기기엔 맘 한켠이 씁쓸했다.

 

왜냐면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큰 테두리에서는 군대랑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였다.


당장은 경쟁사 동향을 살피기보다 부장님 당일 심기를 살피는게 우선인 게 직장생활. 

부장님이 휴가라도 가면, 그날은 ‘어린이날’이라 칭하며 적당히 긴장 풀고 일하는 직원들...


현실이 이러니 아군 진영만 2년간 살핀 일빵빵 땅깨와 다를게 뭐가 있겠는가.


지금 전방에 복무하는 후배들은 부디 적진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제대로 근무를 했으면 좋겠다. 

그때부터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직장 와서도 결국 총만 안들었지 군에서랑 똑같이 하게 될지도 모르니. 


결론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부터 안 그럴거다. 예전에도 안그랬고, 앞으로도. 


* 북쪽, 총 등 단어가 등장하지만 남북정세와는 전혀 무관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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