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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인생/BOSTON

7년 만에 찾은 Rockport, 보스턴 근처 항구 마을

by 코장군 2022. 9. 6.

보스턴 인근에서 나와 아내의 원픽 장소를 꼽자면 단연 Rockport다.

락포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북동쪽에 끝트머리에 있는 아주 작은 항구 마을로서,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해산물 가게 그리고 그림같은 항구를 가진 곳이다.

 

 

 

록포트 · 미국 매사추세츠

미국 매사추세츠

www.google.co.kr

 

 

대학생 때는 보스턴 North station 에서 통근 열차를 타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딸도 함께 가고 해서 차량으로 이동했다. 보스턴 시내로 부턴 대략 65km 정도 거리, 내가 묵고 있는 미궬의 집에선 100km 정도 거리였다.

 

락포트는 사실 비교적 잘 알려진 관광지이기도 하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곳은 바로 Roy Moore 라는 해산물 가게!

2014.7 당시 (구)여친(현)아내와 함께 방문했던 로이무어

신선한 Steamed Robster 가 이 곳의 대표 메뉴다. 들어서자 마자 팔딱 거리는 랍스타들이 쉴 새 없이 요리되고 있는 곳. 크램 차우더도 함께 하면 먹을만 하다.

2017.7 Roy Moore, Rockport

또한 이 곳은 협소하지만 야외의 나무 테이블에서 항구를 배경으로 랍스터를 먹는 재미도 있는 곳이다. 100년이 넘은 가게 답게 이 곳만이 풍기는 운치와 매력이 분명있다.

2017.7 Roy Moore, Rockport
대표메뉴 랍스터와 크램 차우더. 다른 해산물도 판다. (2014년)

이번에는 어린 딸과 함께 가기 때문에 아는 곳 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서칭을 했다. 구글 리뷰에 있는 사진으로는 아무리 봐도 실내에서 먹는 사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추운날 오들오들 떨면서까지 먹을순 없었다. 로이무어 가게에 전화를 해봤지만 연결도 되지 않았다. 구글 멥의 가게 정보에는 영업중이라고 정보가 나왔지만, 네이버 블로그의 한 포스팅에는 겨울에는 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내와 나는 "로이 무어 쉬면 그냥 따른 데 가서 먹지, 거기 말곤 먹을데 없을까봐" 하는 무대뽀 마인드로 출발했다. 사실 우리가 랍스터를 좋아는 하지만 락포트에 가는 이유가 로이무어가 전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곳은 우리의 결혼식 웨딩사진 촬영지이기도 했다. 2014년 카메라와 삼각대 하나 달랑 들고 왔던 이 곳. 아는 동생에게 빌린 드레스와 화관을 쓰고 우린 기념 촬영을 했다. 저 사진은 실제로 2016년 우리의 결혼 청첩장에 들어갔다. 사실 우린 이 곳에 딸과 함께 가고 싶었다. 그리고 또 2세와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지금 봐도 정말 아름다운 아내. (2014.7, rockport)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락포트.

 

예상은 했지만 겨울이고 평일이라 한산했고, 상점들도 듬성듬성 닫은 곳들이 보였다. (절반 정도만 open)

솔직히 우리는 이미 가본 곳이고, 아이 때문에 숍을 모두 들러 쇼핑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상관이 없지만, 락포트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겨울은 추천하지 않는다. 일단 바닷가라서 겁나 춥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로이무어도 Closed (2021.11.30 기준)

다행히 오기 전에 들린 피자 맛집에서 셋 다 폭풍섭취를 했던 덕분에 아무도 배가 고프진 않았다. 딸도 랍스타 먹자고 했더니 시큰둥해서 뭐 이번엔 못 먹는 팔자인가보다 했다. 여긴 따뜻할때 다시 오는 걸로 ^^

 

 

날씨가 추운 것과는 별개로 이 항구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 덕분에 어디서 찍어도 사진은 예쁘게 잘 나온다. 그리고 모델이 예쁘니 어디서 찍든 사진도 마음에 든다.

다행인 것은 딸도 사진 찍는 걸 좋아했고, 도리어 본인이 우리를 찍어 주겠다며 내 아이폰을 뺏어서 열심히 찍어줬다. 우린 딸 덕분에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부부 커플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내 딸이 찍어 준 우리 부부 사진

 

우리는 락포트 항구의 예쁜 거리를 걸으며

가끔씩 열린 가게에서는 구경도 하고 몸을 녹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근처에 평점이 좋은 까페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내부 분위기도 아늑했고 커피도 맛있었다. 화장실도 깨끗해서 좋았다. 평일이라 그냥 근처 로컬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Brothers Brew Coffee Shop · 27 Main St, Rockport, MA 01966 미국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kr

 

 

 

육아를 하는 집은 잘 알겠지만 아기를 위해 자주 화장실을 들러 줘야 한다. 이 곳에서 딸님 께서 큰 변을 봐주셔서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 졌다.

 

딸과 함께 화장실을 가면 내가 같이 들어가서 함께 기다려주고 뒷처리(?)도 도와주고 나오는데 나는 이런 시간 마저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언제까지 딸이 아빠랑 같이 할 수 없음을 알기에. 딸은 나보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자기 *을 잘 닦아줘 한다며 항상 '갑'의 입장으로 말하지만 이 것 마저 귀엽다.

 


이 곳 매사추세추는 겨울에 해가 진짜 빨리 진다. 네시반이면 어둡다. 이곳 까페도 3시에는 문을 닫는거 같았다.

우린 3시쯤 나와서 7년 반 전에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었던 장소로 갔다. 락포트의 상징인 빨간 건물(Motif #1) 은 이 항구의 분위기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평소 때도 우린 이렇게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

 

 

지나가는 미국 여자 분께 부탁해서 가족 사진도 찍었다.

사실 이 한장을 찍고 싶어서 이 추운 락포트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다온이가 직접 우리 부부를 찍었다. 꽃받침, 하트 하기 등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들을 우리에게 막 시켜서 우리도 너무 웃겨서 빵 터져 버렸다. 한편으론 언제 저렇게 컸을까 싶은 맘에 대견하기도 했다.

다온이가 찍어 준 우리 부부 사진
딸이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아서 듣다가 빵 터져 버렸다

 

추운 날씨도 잊은 채 락포트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