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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인생/BOSTON

미국 보스턴 도착 첫 날 일상

by 코장군 2022. 9. 5.

 

기절한 우리 딸. 오자마자 새벽 4시까지 술자리를 함께 했....

오전 11시에 눈을 떴다.

비행기가 연착된 탓에 어제 밤 늦게(11시반)에 보스턴 Lagon airport 에 도착했고, 나의 미국 엄마 Jano가 픽업 나와 준 덕분에 Miguel의 집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약 40km 거리)

 

비행기가 연착된 탓에 미궬의 자녀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고, 우린 간단히 위스키 한잔하고 잠들...........긴 개뿔. 2시 이후로는 기억이 안난다 .. 위스키는 평소도 잘 안먹는데 왜 갑자기 맛있던걸까. 하긴 평소때 술도 잘 안마시는 아내도 어젠 술을 마셨다. 매우 즐겁게.

팝콘 안주에 위스키 한병 뚝딱. 얼큰하게 마시고 다온이와 춤을 췄다.

 

 

 

미국의 첫 날 가장 좋았던 건. 바로. 눈 뜨자 마자 들리는 살사 뮤직. 느~~~무 좋다. 여긴 뭐 미국인지 남미인지 ㅋㅋ 1층으로 내려가니 미구엘과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나는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저질 댄스를 추며 등장했다 ㅋㅋ

 

미궬이 스크램블에그와 베이컨을 만들어줬다. 정신이 번쩍 들게 짠 베이컨을 먹으니 역시 미국에 온 게 맞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점심으로는 연어구이&샐러드를 밥과 함께 줬다. 오랜만에 먹는 안남미(길쭉하고 찰기없이 흩날리는 쌀)다. 난 좋아하지만 이마저도 딸에게는 얼마나 낯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평소때 연어는 잘 안먹는 녀석인데 옆에서 세바스찬과 빅토리아가 스스로 잘 먹으니까 본인도 먹여달란 말없이 스스로 잘 먹었다. 기특했다. 미궬의 아이들은 똑똑하고 배려심도 있고 떼쓰거나 울지도 않았다.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러웠다.

미쿡식 베이컨&스크램블에그
모든 게 낮설었을텐데 딸은 눈치껏 잘 먹었다.

아이가 있는 집으로 온 것이 얼마나 현명했는지 깨닫는데 불과 한 시간도 안 걸렸다. 말이 안통해서 잘 놀까 우려했던 내가 우스워질 정도로 다온이와 빅토리아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살펴보니 꼭 대화가 안통해도 함께 할수 있는 놀이는 너무너무 많았다. 

 

잡기놀이, 인형놀이, 종이접기 등등등.

언어가 달라도 함께 즐길거리는 많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둘은 강력한 공통의 취향이 있었으니 바로. 공주 패션. 서로의 옷을 입혀주며, 목걸이를 매주고 화장하고 향수를 뿌리며 (진짜 빅토리아의 '화장대'에는 별의별 게 다 있었다) 둘은 절친이 됐다.

 

둘의 우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미국까지 왔는데 다온이가 나를 찾지 않는다. 아. 이런 행복이. 오후에 미궬과 아내는 낮잠을 자고, 난 혼자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쓴다. 대낮에 이렇게 편하게 글을 쓸 여유가 첫날부터 생길 줄은 1%도 예상 못했다.

둘의 완벽한 공통 관심사. 프린세스 드레스!
딸은 의외로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잘 먹었다..

6년여 만에 미국에 왔다. 그 사이 나도 아빠가 되었다 보니 예전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미궬의 집에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부러운 게 많았다. 왠만한건 집 안에 모든 게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집 뒷뜰 놀이터

창밖으로 보이는 뒷뜰 놀이터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아랫집이 없다보니 집안에서 애들이 마음껏 뛰어 놀고, 딱지를 치고, 소리를 질러도 저~~~~언혀 문제 될 게 없었다. 이게 가장 부러웠다.

 

단, 노래를 틀거나 영화를 볼 때, 항상 볼륨이 어마어마해서 나와 내 아내는 알면서도 적응이 잘 안됐다. 또, 미국 가정이 다 그런지는 몰라도 쫌 수위가 쎈 콘텐츠도 쉽게 쉽게 보는 분위기였다. 오징어게임(이거 19금..) 을 그냥 틀어서 본다던지..싸우고 죽이는 게임이나 만화를 아이들도 쉽게 보는 것 같았다. 유별나게 우리 딸한테 눈을 가리고 그럴 마음까진 없지만, 어제까지 옥토넛 탐험대 만화영화에 나온 (내눈엔 귀엽게 생긴)악어를 보고 무섭다고 눈을 가리던 내 딸이 보기엔 너무 극단적으로 강도가 쎄지는 느낌이다.

충격받았던 오징어 게임 시청..... 장면.... 적당히 눈치보다가 내가 껐다

 

오징어게임의 인기는 예상을 못했던건 아니지만 너무 폭발적이어서 따로 포스팅을 할까 생각 중이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평생 안하던 딱지를 치고 있다 ㅋㅋㅋㅋ

 

 

-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