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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인생/BOSTON

딸과 함께 Bunker Hill Monument_ 보스턴 벙커힐 기념탑

by 코장군 2022. 9. 15.

보스턴 도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프리덤 트레일이다. 프리덤 트레일은 보스턴 도심 한가운데 도보에 있는 벽돌로 만든 붉은 선이다. 보스턴 커먼에서 시작돼서 약 4킬로 정도 역사적 장소를 거쳐 이곳 찰스타운의 벙커힐까지 이어져 있다.

보스턴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이자 독립을 위한 투쟁의 흔적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보스턴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미국인들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보존에 대한 정성이 대단하다. 그러니 나 같은 역사덕후에게 보스턴만큼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곳도 없다.

 

또한 그 역사적 사건들이 300년 이내의 최근(?) 것이어서 좋다. 개인적으로 오래된 고대 중세사 보다 근대사를 훨씬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헐벗은 원시인들이 손도끼로 밥해 먹거나 이순신 장군이 칼싸움한 이야기 보다, 100~200년 전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뻘이 살았던 시절 이야기가 더 공감이고 고증도 자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 좋은 게 보스턴의 어떤 역사적 사이트를 가나 거의 다 1700년대 후반에서 1800년대의 흔적들이다.

 

이곳 벙커힐도 마찬가지다. 1827년부터 16년간 쌓아 올린 탑이니, 완공된 지 178년 된 셈이다.

 

벙커힐 기념탑 [Bunker Hill Monument]미국 매사추세츠 주(州) 보스턴 찰스타운에 있는 벙커힐 전투를 기념하는 건축물. 벙커힐 전투는 1775년 미국독립혁명 당시 보스턴 항구를 점령하고 있던 영국군과 벌인 전투이다. 당시 전투에서 독립군이 패배했지만 이를 도화선으로 독립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기념탑은 1827~1843년 찰스타운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화강암을 재료로 해서 세웠다. 높이는 67m에 이르고 꼭대기까지는 294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에 올라서면 보스턴 시가와 항만이 내려다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벙커힐 기념탑 [Bunker Hill Monument] (두산백과)

 

Bunker hill monument는 USS constitution 호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추운 날씨에 딸이 같이 가 줄지 살짝 걱정했는데, 이 프리덤 트레일 덕분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딸에게 이 빨간 벽돌 길을 따라가면 라푼젤의 성이 있다고 말해주니까, 딸이 신나서 앞장선다!
 
즐거운 대화 끝에 도착한 이곳! 벙커힐 박물관은 월화 휴무였지만 이곳에 딸과 함께 다시 온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다.
 

아내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

 

11년 전, 2010년 12월에 친구들과 함께 왔던 추억이 새록새록 해서 페이스북 사진첩을 뒤져봤다.

 

 
대표사진 삭제2010. 12월. 25살의 나는 이탈리아, 독일, 미국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다

 

기념탑 앞까지 가보니 현재 벙커힐 기념탑은 닫겨 있고, 박물관은 월화 휴무다!

어차피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딸이 라푼젤의 방에 가자고 할까 봐 살짝 걱정했는데 내심 안도를...

 

1843년 완공 때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볼 수 있음

 

딸에게 굳이 미국독립전쟁에 대해 설명해 주진 않았다.

딸에겐 아빠와의 행복한 기억이 더 중요하다.

 


내려오는 길에 들린 기념품 가게. Place&Gather [지도에서 A 위치]

 

 

딸이 궁금해하기도 했고 몸도 녹일 겸 들어갔는데.. 대박 예쁜 게 너무 많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몇 개 샀다. 카드 하나가 $5가 넘으니 싼 가격은 아니지만 유니크한 예쁜 것들이 많았다. 딸도 엄마에게 보내고 싶다며 꽃 모양 카드를 샀다.

가게 내부에 들어가면 기분 좋아지는 향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딸은 옆에 서 있는 외국인 아줌마가 빵구를 뀐 거 같다고 본인이 분명 소리를 들었다고 내 귀에 대고 속닥속닥 말해줬다. 난 냄새는 나지 않았는지, 소리는 어땠는지를 물어보며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쳐 줬다.

마시멜로를 챙겨서 다시 나와주신 주인아주머니

 

계산을 하며 주인아주머니께 고백했다. 사실 들어올 땐 살 마음 없었는데 안 살 수가 없게 예쁜 것들이 너무 많다. 백발의 아주머니(인상이 너무 좋으심)는 딸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선물로 주셨다.

 

딸의 에너지는 다시 풀 충전!!!

 

이렇게 기분 좋게 우리 부녀는 벙커힐 기념탑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마쳤다.

 

 

 

-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