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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음

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by 코장군 2021. 2. 14.

추천 ★★★★★

- 진심으로 아끼는 후배한테 선물해주고 싶은 책 (제목 때문에 꼰대로 낙인 찍힐 우려는 있음)

- 너무너무 아껴보고 싶은 문장들이 많다. 책장에 꽂아두고 필요한 시기에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책.

 

선택 

애초에 완벽한 선택, 완벽한 확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충족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정답같은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숱하게 실패한 선택들이 공존했을 것이다. 실패를 통해 나에 대해 더 알게 되고 틈을 보완하면서 계속 스스로에게 인생 결정권을 늘 부여했을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실패하고 싶지 않으니까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것이다. 

 

직장

'내가 하는 이 일이 대체 무슨의미가 있을까?'

의미? 그런건 원래 없다. 세상의 모든 의미는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다. 

재미없는 일을 하니가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의욕이 생기지 않으니까 일을 대충대충 한다. 최소한으로만 몸을 사리며 일을 하니까 회사는 중요한(중요한 일들이 대개는 재미있다) 일을 내게 맡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래 하던 일이나 하찮아 보이는 일만 반복하게 된다. 내가 의욕을 불태우지 못하는 것은 해봤자 잡무만 시키기 때문이지만 상사 입장에서는 의욕이 없어 보이는 직원에게 중요한 일은 맡길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 동상이몽. 

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찬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의 재미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주관적인 문제다. 일이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일의 가능성에 기회를 줄 생각을 해보면 안되는 것일까.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서 말이다.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에나 지옥도 있고 짠한 감동도 있다. 사람들끼리 미워하고 시기하며 살등을 겪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딪히면서 자극받고 배우며 성장해 나가기도 한다. 

 

사랑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김없이 상처받게 되어 있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슬픔과 분노와 목마름도 겪어야 한다. 머리를 짜내서 최적의 전략으로 접근한다 해도 사람처럼 유동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이 없기 때문에 이치대로 논리대로 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것,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사랑한다면 힘닿는 데까지 자유롭게 해줘야 할 것이다. 상대의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으니 상대의 사생활을 지켜준다. 아무리 가까워도 인간으로서의 예의의 선을 넘지 않도록 한다. ...(중략)... 사랑은 이래야만 해, 라며 자꾸 사랑을 정의하고 범위를 좁히는 게 아니라, 이럴 수도 있다며 숨쉴수 있는 공간을 넓혀야 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주변의 상식과 기대치에 얽매이지도 말아야 한다. 

 

같은 불완전한 인간 - 부모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롭고 관용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나이 들수록 점점 고집스러워지고 이기적이 된다. 

"과거에 이런일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이래서...지금의 내가 이럴 수 밖에 없고..."

항변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이 서른 넘어서까지 그럴 수는 없다. ...(중략)... 훌쩍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라는 과거에 휘둘리면서 고여 있기를 자처하면 슬슬 그 사람 자체의 기량이나 자립 여부를 묻게 된다. 더구나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을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문제들의 원인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중략)... 가급적 빨리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부모 품을 벗어나는 것이 서로를 돕는 길이다. 

도저히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며 계속 부모 이슈를 붙들고 산다면 어쩌면 내가 일부러 부모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 아닌지 냉정하게 자문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상처를 소중히 하려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은 그 상처를 소중히 하지 않으면 그외에 소중히 할 만한게 별로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사실상 그 쯤되면 그건 부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인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서 크게는 다섯가지 삶의 태도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기본은 '자발성'이라 강조한다.

.. 축약한다면 인생 전반에 임하는 태도는 자발적으로, 사랑은 관대하게, 일은 성실하게, 관계는 정직하게, 사안은 공정하게. 진부하게 등릴 수도 있지만, 내게는 인생을 보다 나답게 살게 해준 태도들이었다. ...(중략)... 다섯가지 태도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태도는 '자발성'인 것 같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어야 열정과 의지를 가질 수 있고, 설사 고통이나 실패를 겪더라도 도망가거나 스스로를 피해자/약자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근본적인 태도다. 앞에서 나는 '하면 된다'라는 명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말은 적어도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껍데기를 깨고 나가는 일은 사실상 누가 도와줄 수 없고 나밖에는 할 수 없다. 그 후 천천히 걸어갈지 뛰어갈지는 그 다음의 문제다. 

 

한 문장 한 문장 버릴 것이 없고, 문장을 바꿔 기술할 필요도 없는 단단한 글이다.

그리고 그 간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저자는 명쾌하게 정리를 해 준다. 

공감이 안갈래야 안갈수가 없는 문장. 그래서 소중한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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