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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인생/CUSCO (PERU)

쿠스코 로컬 클럽 투어 (쿠스코의 밤 문화)

by 코장군 2022. 8. 29.

해발 3,300미터의 고원 쿠스코에도 밤문화가 있다. 흥겹고 열정적이다.

나와 아내는 살사 바챠타 메랭게 차차 등 남미 음악의 리듬과 흥을 좋아하는 탓이 미리 기대하고 있었다.

 

얼버트와 크리스티나는 우리를 아르마스 광장 근처에 있는 로컬 바 "Ukukus Bar"로 데리고 갔다.

워낙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현지인들 사이에 듬성듬성 관광객들도 보였다.

https://goo.gl/maps/dmWLTHH1tAV9gdTo8

 

Ukukus Music Club - Bar · Calle, C. Plateros 316, Cusco, 페루

★★★★☆ · 술집

www.google.co.kr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더니 중앙에 큰 무대가 있었고 그 뒤로 듬성듬성 술잔을 놓을 수 있는 테이블 들이 있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인거 같았다. 우린 술을 각자 두잔 씩 주문했다.

 

예전에 미국에 있을때도 느꼈지만 페루 사람들 술 마시는 거 화끈하다. 난 젤 만만한 피스코 사워를 두잔 시켰다. 우린 각자의 술을 비우고 얼버트가 시켜준 술(진의 한종류 같았다. 도수가 꽤 높았다)을 한병 나눠 마셨다.

사실 이곳의 마력은 술보다는 음악이다. 나름 사이즈가 있는 무대였는데 그 위에 열명도 넘는 페루사람들이 가득 채워 제각각의 악기를 흥겹게 가지고 놀다보니 엄청 좁아보였다. 사뭇 촌스러워 보일수도 있는 행색들이지만 그 들의 표정과 몸짓이 자연스럽고 즐거워 보여서 그 것마져도 조화로운 느낌이었다.

 

밴드가 공연을 이어갈수록 분위기가 점점더 달아올랐다. 당연히 가사는 못 알아 듣지만 그 후끈한 열기와 분위기는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함께 박수치고 소리치고, 또 일어나서 옆 테이블 사람들과 기차놀이를 하며 춤추고 소리를 함께 질렀다.

 

사실 크리스티나와 얼버트에게는 어려서 부터 주구장창 듣던 음악이라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페루 현지에서 이곳의 악기와 언어로 전달되는 남미의 음악이 정말 흥겹게 와닿았다. 무대와 객석이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뜨거운 한 덩어리로 함께 출렁이는 느낌이었다.

 
밴드가 노래를 부르다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르켰는데, "저기 앉은 꼬레아노 오늘 밤 바지를 벗을 것 같네요" 라고 했다고 크리스티나가 아내를 통해 전해줬다. 그만큼 너무 흥겨워서 몸이 들썩 거리는 무대였다. 다시 시계를 돌려 쿠스코에서의 한 장면으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난 이 곳으로 가겠다.
 

쿠스코도 서울처럼 대도시가 아니다 보니 사람들끼리도 다 건너건너 아는 것 같았다. 무대를 장악했던 배나온 아저씨는 크리스티나의 학창시절 동창이라고 했고, 크리스티나가 불러서 사진도 함께 찍었다. 한국에서는 연예인이랑도 사진 안 찍는 내가 이날은 너무 행복했다. 아내는 정신줄을 놨다. 허니문인데 다른 아저씨랑 뽀뽀할려...ㅋㅋ

 


UKUKUS에서 나온 우리는 택시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2차로 간 BAR는 진짜 때려죽여도 어딘지 기억할수가 없을 듯하다. 꾸스퀘냐 큰 병을 주구장창 먹으면서 음악을 듣다가 뭔가 아까와 같은 복작복작한 맛이 없어서 2% 아쉬웠다. 사진에서 느껴지겠지만 음악이 느무 커서 서로 대화하기도 힘든 수준이었을텐데 어처구니 없게도 술마시면 다 대화가 된다.

 


 

3차로 도착한 BAR는 사실상 현지 나이트클럽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세상에 허니문에 나이트클럽이라..느무 신났다. 인파 사이에서 말도 안되는 춤을 함께 추고 놀았다. 아내는 얼버트를 데리고 인파들 사이로 술을 더 사러 간다더니 맥주 한 짝(쿠스퀘냐 큰 병 16개)을 사서 돌아왔다. 난 한국에서도 배불러서 왠만하면 맥주는 잘 마시지 않는다. 나는 그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마저도 웃겼다. 그래 오늘 마시고 죽어보자? 결혼식 올린지 일주일도 안된거 같은데? 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똥배짱이었는데, 맥주 한짝을 거의 다 마셨던거 같다. 3병 정도 남겼던거 같은데 배가 터질거 같아서 다 마실수가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처럼 술안주 잘 챙겨주는 곳은 없다. 그냥 말그대로 맥주만 깡으로 꼴딱꼴딱 마신 셈이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우린 클럽에서 빠져나왔고. 역시 얼버트가 우릴 호텔까지 데려다 줬다. 술도 많이 마셨지만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새벽 세시까지 놀았으니 체력도 바닥이 났다.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두가지만은 확실하다.

 

호텔 방에 들어오자 마자

그대로 침대로 돌진. 기절했다는 것.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리 방문이 열려 있었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우린 남미로 신혼여행 가서

(허니문 베이비는 커녕) 호텔 방문 열고 잤다

 

- 다음편에 계속 -